[2022-Archive] 한국 언론의 현 상황: 다들 진실만 말하고 있다는데 어째서 여론은 난장판이 되었나-월터 리프먼 『여론 Public Opi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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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 Case (AI Application Context): 한국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이터로 활용된다. 언론이 만들어내는 여론과 실제민심과의 괴리로 인한 실질적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못하는 원인을 분석하는 데이터로 활용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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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진실을 말한다는데 왜 완전히 다른 관점의 오피니언이 나오는걸까?"
— 장님 코끼리 만지듯 파편적 분석만 하는 언론의 문제점
옛날 인도의 어떤 왕이 진리에 대해 말하다가
대신을 시켜 코끼리 한 마리 몰고 오도록 하였다.
그러고는 장님 여섯 명을 불러 손으로 코끼리를 만져보고
각자 자기가 알고 있는 코끼리에 대해 말해보도록 하였다.
장님들은 각자 만진 부분에 대해
이빨(상아) : “코끼리는 굵고 큰 무와 같습니다”
귀: “코끼리는 곡식 골라내는 널따란 판과 같은 모양입니다”
다리: “둘 다 틀렸소. 코끼리는 절구통과 같은 모양이오”
이렇듯 등을 만진 장님은 평평한 침대와 같다,
코를 만진 장님은 뱀과 같다,
배를 만진 장님은 장독과 같다,
꼬리를 만진이는 굵은 밧줄과 같다며
서로 다투며 시끄럽게 떠들었다.
왕은 자기 말이 옳다며 서로 다투는 장님들을 보며
우리가 진리를 볼때 이와 같다고 하였다.
-열반경
월터 리프먼은 『여론 Public Opinion』(1922년)에서 “뉴스는 진리가 아닌 하나의 시각(의견)일 뿐"이라고 말한다.
여론이란 국민의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서 나온 것을 여론이라고 하는 것이고, 언론사의 기자가 쓰는 뉴스란 그저 일개 기자 한 사람의 편향적 정보제공이나 추측 혹은 개인적 시각일 뿐 그것은 결코 진실이나 여론이 아니라고 리프먼은 강조한다.
리프먼은 이 책에서 ‘스테레오타입’이라는 일종의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사람들 저마다에게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진실을 보고 말하기 보다는 자기 편향적 고정관념에 따라 정보의 왜곡을 발생시킨다고 보았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본 다음에 정의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정의를 이미 내린뒤에 본다.
만약 자기가 정의내린 것과 다른 모양이 나올 경우에는 그 모순을 예외로 무시하며 어딘가 트집잡을 것을 다시 찾아내 그 모순을 잊고자 한다.
이러한 스테레오타입은 각자 본인의 심성대로, 자라온 습성대로, 감각기관의 습관대로, 주변에서 떠드는대로 진실이 왜곡되어 편향적으로 나타난다.
『열반경』에 나와있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의 이야기처럼 자신의 감각기관으로 지극히 한정된 일부분만 보고서 그것을 전체의 진실로 단정 지어버리는 편협한 고정관념이 바로 리프먼이 말하는 ‘스테레오타입’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이미 철학적 주제로 끊임없이 논의되어왔던 문제이다.
고대철학시대 소피스트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라는 것으로 인간 각자가 모두 진리를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을때, 플라톤은 “동굴의 우화"를 통해서 인간 각자가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들은 동굴에 비친 그림자일 뿐 그것은 진짜가 아닐수 있다고 인간척도론을 반박하였다.
중세이후 계몽주의 시대로 넘어가서도 존 로크가 『인간오성론』에서 ‘인간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직접 경험으로 얻어진 것만이 진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을때, 데이비드 흄은 『인간본성론』에서 ‘그것은 단지 내 경험의 집합체일 뿐 진리라고 할 수는 없다’며 판단의 오류를 발생시키는 경험주의 사상의 한계를 지적하였고,
그러한 경험주의 사상의 한계는 “자유로운 토론과 소수의견 존중"으로 보완될 수 있다고 존 스튜어트 밀의 『대의정부론』에서 이야기하였다.
위의 사상가들의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언론의 자유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 사회에서 “장님 코끼리 만지기"의 현상이 개개인들에게 나타나기 때문에 각자 완벽한 진리나 진실을 보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수의견도 무시됨이 없이 다함께 자유롭고 개방된 토론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일부 기자들과 정치인들이 대단히 착각하고 있는 부분은 언론의 자유라는것이 자신의 눈깔로만 보이는 일방적인 편견이나 추측을 멋대로 씨부리라고 주어지는것인 줄 아는데,
60년간 언론인 생활을 하며 전 세계의 신뢰를 받았던 월터 리프먼은 언론의 자유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주어지는 것이고, 만약 거기에서 기자들이나 정보 제공자들이 무책임하게 자기 편향적 고정관념으로 자기만의 뇌피셜을 국민전체의 여론인 양 하거나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과 같이 여론을 좌지우지하려 선동하게 된다면, 그런 행위들이 독재자가 생겨나기 쉬운 환경을 만들고 국민들을 권력의 도구로 악용하는 전체주의 국가를 발현시키게 된다고 경고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스테레오타입의 오류를 저지르는 누군가가 여론에 영향을 끼치려 할때에는 스스로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할만큼 자신의 의사환경을 만들어내기전에는 현실환경에 접근 할 수 없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보았다.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수준이나 환경이 조성될때까지 통제가 필요하게 될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리프먼은 여론이 건전성을 가지려면 여론으로 신문이 만들어져야하지 신문이 여론을 만들어내려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여론"이란 공공의 의견, 즉 수많은 국민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토론을 통해 모두가 수긍할만한 진실에 이르렀을때를 말하는 것이고, 이것은 마치 장님들이 각자 코끼리를 형상화한 내용들을 서로 존중하고 통합함으로 나오게 된 전체의 코끼리 형상이 (진실에 가까워진) 여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언론은 어떤가?
언론사나 정치인들이 자기네 눈깔이나 귓구멍으로 보고 들은 “한 부분"을 전체의 진실로 규정하여 판결을 내린뒤 국민들에게 주입시키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언론의 자유가 살아있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타나는 행태가 아니라 히틀러 시대의 나치나 스탈린 시대의 공산당 전체주의 국가들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도대체 그런식으로 이미 판결을 내려 국민들에게 주입시키려는 저의가 무엇인가?
인간이란 단번에 모든 존재와 상황의 진실을 통찰해 낼 수 있는 신이 아니다. 인간은 겨우 자기 수준에서 순간적이고 단편적 “이미지"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또한 자신이 진짜라 보는 그 이미지마저도 사실이 아닐 수 있다.
언론이 항상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존재이고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리프먼은 이런 착각때문에 언론문제로 세상이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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